반응형

觸角

觸角이 이런 情景을 圖解한다.

悠久한 歲月에서 눈 뜨니 보자, 나는 郊外 淨乾한 한 방에 누워 自給自足하고 있다. 눈을 둘러 방을 살피면 방은 追憶처럼 着席한다. 또 창이 어둑어둑하다.

不遠間 나는 굳이 지킬 한 개 슡케―스1를 발견하고 놀라야 한다. 계속하여 그 슡케―스 곁에 花草처럼 놓여 있는 한 젊은 女人도 발견한다.

나는 실없이 疑訝하기도 해서 좀 쳐다보면 각시가 방긋이 웃는 것이 아니냐. 하하, 이것은 기억에 있다. 내가 열심히 연구한다. 누가 저 새악시를 사랑하던가! 연구중에는

「저게 새벽일까? 그럼 저묾일까?」

부러 이런 소리를 했다. 女人은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하더니 또 방긋이 웃고 부스스 五月철에 맞는 치마저고리 소리를 내면서 슡케―스를 열고 그속에서 서슬이 퍼런 칼을 한 자루만 꺼낸다.

이런 경우에 내가 놀래는 빛을 보이거나 했다가는 뒷감당하기가 좀 어렵다. 反射的으로 그냥 손이 목을 눌렀다 놓았다 하면서 제법 천연스럽게

「임재는 刺客입니까요?」

서투른 西道사투리다. 얼굴이 더 깨끗해지면서 가느다랗게 잠시 웃더니 그것은 또 언제 갖다 놓았던 것인지 내 머리맡에서 나쓰미깡2을 집어다가 그 칼로 싸각 싸각 깎는다.

「요곳 봐라!」

내 입안으로 침이 쫘르르 돌더니 불현듯이 弄談이 하고 싶어 죽겠다.

「가시내애요, 날쭘 보이소, 나캉 結婚할낭기요? 盟誓듸나? 듸제?」

「융3이 날로 패아주뭉 내사 고마 마자 주울란다. 그람 늬능 우앨랑가? 잉?」

우리들이 맛있게 먹었다. 時間은 분명히 밤이 쏟아져 들어온다. 손으로 손을 잡고

「밤이 오지 않고는 결혼할 수 없으니까.」

이렇게 탄식한다. 기대하지 않은 간지러운 경험이다.

낄낄낄낄 웃었으면 좋겠는데 ― 아 ― 결혼하면 무엇하나, 나따위가 생각해서 알 일이 되나? 그러나 재미있는 일이로다.

「밤이지요?」

「아 ―냐.」

「왜 ― 밤인데 ― 에 ― 우습다 ― 밤인데 그러네.」

「아 ― 냐, 아 ― 냐.」

「그러지 마세요 , 밤이예요.」

「그럼 뭐 , 결혼해야 허게.」

「그럼요 ―」

「히히히히 ―」

결혼하면 나는 姙이를 미워한다. 尹? 姙이는 지금 尹한테서 오는 길이다. 尹이 내어대었단다. 그래보는 거다. 그런데 姙이가 채 오해했다. 정말 그러는 줄 알고 울고 왔다.

(애게 ― 밤일세)

「어떻거구 왔누.」

「건 알아 뭐허세요?」

「그래두.」

「제가 버리구 왔어요.」

「足히?」

「그럼요 ―」

「히히.」

「절 모욕허지 마세요.」

「그래라.」

일어나더니 ― 나는 지금 이러한 姙이를 좀 描寫해야겠는데 最小限度로 그 차림차림이라도 알아 두어야겠는데― 姙이 슡케―스를 뒤집어 엎는다. 왜 저러누― 하면서 보자니까 야단이다. 죄다 파 헤치고 무엇인지 찾는 모양인데 무엇을 찾는지 알아야 나도 助力을 하지, 저렇게 방정만 떠니 낸들 손을 대일 수가 있나, 내버려 두었다. 가도 참다참다 못해서

「거 뭘 찾누?」

「엉― 엉― 반지― 엉― 엉―」

「원 세상에, 반진 또 무슨 반진구.」

「결혼반지지.」

「옳아, 옳아, 옳아, 응, 결혼 반지렷다.」

「아이구 어딜 갔누, 요게, 어딜 갔을까.」

결혼반지를 잊어버리고 온 新婦. 라는 것이 있을까? 可笑롭다. 그러나 모르는 말이다. 라는 것이 반지는 新郞이 준비하라는 것인데― 그래서 아주 아는 척 하고

「그건 내 슡케―스에 들어 있는 게 原則的으로 옳지!」

「슡케―스 어딧세요.」

「없지!」

「쯧, 쯧.」

나는 신부 손을 붙잡고

「이리 좀 와봐.」

「아야, 아야, 아이 그러지 마세요, 놓세요.」

하는 것을 달래서 왼손 무명지에다 털붓으로 쌍줄반지를 그려 주었다. 좋아한다. 아무 것도 낑기운 것은 아닌데 제법 간질간질한 게 천연반지 같단다.

천연 결혼하기 싫다. 트집을 잡아야겠기에 ―

「멫번?」

「한번.」

「정말?」

「꼭.」

이래도 안되겠고 間髮을 놓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拷問을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럼 尹 以外에?」

「하나.」

「예이!」

「정말 하나예요.」

「말 마라.」

「둘.」

「잘 헌다.」

「셋.」

「잘헌다, 잘 헌다.」

「넷.」

「잘 헌다, 잘 헌다, 잘헌다.」

「다섯.」

속았다. 속아넘어 갔다. 밤은 왔다. 촛불을 켰다. 즉 이런 假짜반지는 탄로가 나기 쉬우니까 감춰야 하겠기에 꺼도 얼른 켰다. 밤이 오래 걸려서 밤이었다.

敗北 시작

이런 情景은 어떨까? 내가 理髮所에서 理髮을 하는 중에 ―

理髮師는 낯익은 칼을 들고 내 수염 많이 난 턱을 치켜든다.

「임재는 刺客입니까?」

하고 싶지만 이런 소리를 여기 理髮師를 보고도 막 한다는 것은 어쩐지 아내라는 存在를 是認하기 시작한 나로서 좀 良心에 안된 일이 아닐까 한다.

싹뚝, 싹뚝, 싹뚝, 싹뚝,

나쓰미깡 두 개 外에는 또 무엇이 채용이 되었던가 암만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무엇일까.

그러다가 悠久한 歲月에서 쫓겨나듯이 눈을 뜨면, 거기는 理髮所도 아무 데도 아니고 新房이다. 나는 엊저녁에 결혼했단다.

窓으로 기웃거리면서 참새가 그렇게 의젓스럽게 싹둑거리는 것이다. 내 수염은 조금도 없어지진 않았고.

그러나 큰일난 것이 하나 있다. 즉 내 곁에 누워 普通 아침잠을 자고 있어야 할 신부가 온 데 간 데가 없다. 하하 그럼 아까 내가 理髮所 걸상에 누워있던 것이 그 쪽이 아마 생시더구나, 하다가도 또 이렇게까지 역력한 꿈이라는 것도― 없을 줄 믿고 싶다.

속았나보다. 밑진 것은 없다고 하지만 그동안에 원 歲月은 얼마나 悠久하게 흘렀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 보니까 어저께 만난 尹이 만난 지가 바로 몇 해나 되는 것도 같아서 익살맞다. 이것은 한 번 尹을 찾아가서 물어 보아야 알 일이 아닐까, 즉 내가 자네를 만난 것이 어제 같은데 實로 몇 해나 된 세음인가 , 必是 내가 姙이와 엊저녁에 결혼한 것 같은 착각이 있는데 그것도 다 虛妄된 일이렷다. 이렇게 ―

그러나 다음 순간 일은 더 커졌다. 신부가 忽然히 나타난다. 五月철로 치면 좀 더웁지나 않을까 싶은 洋裝으로 차렸다. 이런 姙이와는 나는 面識이 없는 것이다.

그나 그뿐인가 斷髮이다. 或 이 이는 딴 아낙네가 아닌지 모르겠다. 斷髮 洋裝의 姙이란 내 親近에는 없는데, 그럼 이렇게 서슴지 않고 내 방으로 들어올 줄 아는 남이란 나와 어떤 惡緣일가?

가시내는 손을 툭툭 털더니

「갖다 버렸지」

이렇다면 姙이에는 틀림없나 보니 安心하기로 하고

「뭘?」

「입구 옹 거」

「입구 옹 거?」

「입고 옹 게 치마저고리지 뭐예요?」

「건 어째 내다 버렷다능거야」

「그게 바로 그거예요」

「그게 그거라니?」

「어이 참, 아 그게 바로 그거라니까 그래」

초가을 옷이 늦은 봄 옷과 비슷하였다. 姙이 말을 假量 신용하기로 하고 姙이가 단 한번 尹에게―

가만 있자. 나는 잠시 내 신세에 대하여 釋明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를테면 적지아니 慘酷하다. 나는 아마 이 宿命的 業冤을 짊어지고 한평생을 내리 번민해야 하려나보다. 나는 형상없는 모던뽀이다. 라는 것이 누구든지 내 꼴을 보면 돌아서고 싶을 것이다. 내가 이래뵈도 체중이 十四貫이나 있다고 일러드리면 貴下는 알아차리시겠소? 즉 이 척신4이 銃알을 집어 먹었거로니 좀처럼 나기 어려운 洞窟을 보이는 것은 말하자면 나는 전혀 腦髓에 무게가 있다. 이것이 貴下가 나를 겁낼 重要한 비밀이외다.

그러니까―

於此於彼에 일은 運命에 波紋이 없는 듯이 이렇게까지 展開하고 말았으니 내 目的이라는 것을 披瀝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그러면―

尹, 姙이, 그리고 나,

누가 제일 미운가, 즉 나는 누구 편이냐는 말이다.

어쩔까, 나는 한 번만 똑똑이 말하고 싶지만 또한 그만두는 것이 옳은가도 싶으니 그럼 내 禮儀와 풍봉5을 確立해야겠다.

지난 가을 아니, 늦은 여름 어느날― 그 歷史的인 날짜는 姙이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만― 나는 尹의 사무실에서 이른 아침부터 와 앉아 있는 姙이의 可憐한 座席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온 것이 아니라 가는 길인데 집의 아버지가 나가 갔다고6야단 치실까봐 무서워서 못가고 그렇게 앉아 있는 것을 나는 일찌감치도 와 앉았구나 하고 문득 오해한 것이다. 그때 그 옷이다.

같은 슈미즈, 같은 듀로워즈7, 같은 머리쪽, 한 男子, 또 한 男子.

이것은 안 된다. 너무나 어색해서 급히 내다 버린 모양인데 나는 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大體 나는 그런 富裕한 이데올로기를 마음 놓고 諒解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다. 첫째 나의 態度問題다. 그 시절에 나는 무엇을 하고 세월을 보냈더냐? 내게는 歲月조차 없다. 나는 들창이 어둑어둑한 것을 드나드는 안집 어린애에게 一錢씩 주어가면서 물었다.

「얘 아침이냐 저녁이냐.」

나는 또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슬을 받아 먹었나? 설마.

이런 나에게 姙이는 부질없이 體面을 차리려 들 것이다. 可憐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시절에 나는 제가 배가 고픈지 안 고픈지를 모르고 지냈다면 그것이 듣는 사람을 능히 속일 수 있나. 거짓부렁이리라. 나는 걷잡을 수 없이 皮膚로 거짓부렁이를 해버릇 하느라고 인제는 저도 눈치 채이지 못하는 틈을 타서 이렇게 虛妄한 거짓부렁이를 엉덩방아 찧듯이 해 넘기는 모양인데, 만일 그렇다면 나는 큰일 났다.

그리기에 사실 오늘 아침에는 배가 고프다. 이것으로 미루면 아까 姙이가 스커트, 슬맆, 듀로워즈, 등속을 모조리 내다버리고 들어왔더라는 紹介조차가 필연 거짓말일 것이다. 그것은 내 吝嗇한 愛情의 打算이 姙이더러

「너 왜 그러지 않았더냐.」

하고 暗暗裡에 퉁명? 심술을 부려본 것일 줄 나는 믿는다.

그러나 發音 안되는 글짜처럼 생동생동한 姙이는 내 손톱을 열심으로 깎아주고 있다.

「猛獸가 家畜이 되려면 이 凶惡한 毒牙를 剪斷해 버려야 한다.」

는 美術的인 勸誘임에 틀림없다. 이런 一方 나는 못났게도

「아이 배 고파.」

하고 여지없이 素朴한 얼굴을 姙이에게 디밀면서 아침이냐 저녁이냐 과연 이것만은 묻지 않았다.

新婦는 어디까지든지 귀엽다. 돋보기를 가지고 보아도 이 可憐한 일타화8 의 나이를 알아내이기는 어려우리라. 나는 내 失望에 守備하기 위하여 열 일곱이라고 넉넉잡아 준다. 그러나 내 귀에다 속삭이기를

「스물두살이라나요. 어림없이 그리지 마세요. 그만하면 알텐데 부러 그리시지요?」

이 可憐한 新婦가 지금 赤手空拳으로 나갔다. 내 짐작에 쌀과 나무와 숯과 반찬거리를 장만하러 나간 것일 것이다.

그동안 나는 심심하다. 안집 어린애기 불러서 같이 놀까. 하고 전에 없이 불렀더니 얼른 나와서 내 房 미닫이를 열고

「아침이예요.」

그린다. 오늘부터 一錢 안 준다. 나는 다시는 이 어린애와는 놀 수 없게 되었구나 하고 나는 할 수 없어서 덮어놓고 성이 잔뜩 난 얼굴을 해 보이고는 뺨 치듯이 房 미닫이를 딱 닫아 버렸다. 눈을 감고 가슴이 두근두근하자니까 으아 하고 그 어린애 우는 소리가 안마당으로 멀어가면서 들려왔다. 나는 오랜동안을 혼자서 덜덜 떨었다. 姙이가 돌아오니까 몸에서 牛乳내가 난다. 나는 徐徐히 내 活力을 整理하여가면서 姙이에게 주의한다. 똑 갓난애기 같아서 썩 좋다.

「牧場꺼지 갔다 왔지요.」

「그래서?」

카스텔라와 山羊乳를 책보에 싸가지고 왔다. 집씨族 아침 같다.

그러고 나서도 나는 내 本能 以外의 것을 지껄이지 않았나 보다.

「어이 목말라 죽겠네.」

대개 이렇다.

이 牧場이 가까운 郊外에는 電燈도 水道도 없다. 水道 대신에 펌프.

물을 길러 갔다 오더니 운다. 우는 줄만 알았더니 웃는다. 조런― 하고 보면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다. 그러고도 웃고 있다.

「고개 누우집 아일까. 아, 쪼꾸망게 나더러 너 담발했구나, 핵교 가니? 그리겠지 고개 나알 제 동무루 아아나봐, 참 내 어이가 없어서, 그래, 난 안 간단다, 그랬드니, 요개 또 헌다는 소리가 나 발 씻게 물 좀 끼얹어 주려무나 얘, 아주 이리겠지, 그래 내 물을 한통 그냥 막 쫙 쫙 끼얹어 쥐었지, 그랬드니 너두 발 씻으래, 난 있다가 씻는단다 그리구 왔어, 글쎄, 내 기가 맥혀.」

누구나 속아서는 안 된다. 햇수로 여섯해 전에 이 女人은 정말이지 處女대로 있기는 성가셔서 말하자면 헐값에 즉 아무렇게나 내어주신 분이시다. 그동안 滿五個年 이분은 休憩라는 것을 모른다. 그런 줄 알아야 하고 또 알고 있어도 나는 때마침 변덕이 나서

「가만 있자, 거 얼마 들었드라?」

나쓰미깡이 두 개에 제 아무리 비싸야 二十錢, 옳지 깜빡 잊어버렸다. 초 한 가락에 三錢, 카스텔라 二十錢, 山羊乳는 어떻게 해서 그런지 거저,

「四十三錢인데.」

「어이쿠.」

「어이쿠는 뭐이 어이쿠예요.」

「고눔이 아무 數루두 除해지질 않는군 그래.」

「素數?」

옳다.

신통하다.

「신통해라!」

乞人反對

이런 情景마저 불쑥 내어놓는 날이면 이번 復讐行爲는 完璧으로 흐지부지하리라. 적어도 完璧에 가깝기는 하리라.

한 사람의 女人이 내게 그 宿命을 公開해 주었다면 그렇게 쉽사리 公開를 받은― 懺悔를 듣는 神父 같은 地位에 있어서 보았다고 자랑해도 좋은― 나는 비교적 행복스러웠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어디까지든지 약다. 약으니까 그렇게 거저 먹게 내 행복을 얼굴에 나타내이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로직을 不言實行하기 위하여서만으로도 내가 그 구중중한 수염을 깎지 않은 것은 至當한 중에도 至當한 맵시일 것이다.

그래도 이 愚鈍한 女人은 내 얼굴에 더덕더덕 붙은 바 醜를 指摘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 宿命을 公開하던 口實도 헛되거니와 그 女人의 愛情이 不足한 탓이리라. 아니 전혀 없다.

나는 바른 대로 말하면 애정 같은 것은 희망하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내가 결혼한 이튿날 新婦를 데리고 外出했다가 다행히 길에서 그 신부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내가 그럼 밤잠을 못자고 찾을까.

그때 가령 이런 엄청난 글발이 날라 들어왔다고 내가 은근히 희망한다.

「小生이 某月某日 길에서 줏은 바 少女는 貴下의 新婦임이 確實한 듯하기에 通知하오니 찾아가시오.」

그래도 나는 고집을 부리고 안 간다. 발이 있으면 오겠지, 하고 나의 念頭에는 그저 왕양9한 自由가 있을 뿐이다.

돈 지갑을 어느 포켓에다 넣었는지 모르는 사람만이 容易하게 돈 지갑을 잃어버릴 수 있듯이, 나는 길을 걸으면서도 결코 新婦 姙이에 대하여 주의를 하지 않기로 주의한다. 또 사실 나는 좀 片頭通이다. 五月의 郊外길은 좀 눈이 부셔서 실없이 어찔어찔하다.

走馬加鞭(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함. 정진해서 일하는 사람에게 한층 더 권장함)

이런 느낌이다.

姙이 결코 結婚 이튿날 걷는 길을 앞서지 않으니 姙이로 치면 이날 사실 가볼 만한 데가 없다는 것일까. 姙이는 그럼 뜻밖에도 孤獨하던가.

닫는 말에 한층 채찍을 내리우는 형상, 姙이의 적은 步幅이 어디 어느 地點에서 卒倒를 하나 보고 싶기도 해서 좀 심청맞으나 자분참 걸었던 것인데 ―

아니나다를까? 떡 없다.

내 常識으로 하면 귀한 사람이 家畜을 끌고 逍遙하려 할 때 으례히 가축이 앞선다는 것이다.

앞서 가는 내가 놀라야 하나. 이 경우에 그러면 그렇지 하고 까딱도 하지 않아야 더 점잖은가.

아직은? 했거만은 於焉간 없어졌다.

나는 내 孤獨과 내 老年을 생각하고 거기는 銀行 벽 모퉁이인 것도 채 認識하지도 못하는 중 서서 그래도 서너 번은 뒤 或은 兩곁을 둘러보았다. 斷髮 洋裝의 少女는 마침 드물다.

「이만하면 遺失이구?.」

닥쳐와야 할 일이 척 닥쳐왔을 때 나는 내 갈팡질팡하는 肉身을 收拾해야 한다. 그러나 姙이는 銀行 正門으로부터 魔術처럼 나온다. 하이힐이 아까보다는 사뭇 무거워 보이기도 하는데, 이상스럽지는 않다.

「拾圓째리를 죄다 十錢째리루 바꿨지, 이것 좀 봐, 이망쿰이야, 주머니에다 느세요.」

走馬加鞭이라는 爽快한 내 語彙에 드디어 슬램프10가 왔다. 는 것이다.

나는 기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大膽하게 그럴 성싶은 표정을 이 소녀 앞에서 하는 수는 없다. 그래서 얼른

SEUVENIR!11

均衡된 步調가 똑같은 목적을 향하여 걸었다면 겉으로 보기에 親和하기도 하련만, 나는 내 마음에 忍耐를 명령하여 놓고 파라독스에 의한 復讐에 착수한다. 얼마나 요런 암상12은 참나? 計算은 말잔다.

愛情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증거!

그러나 내 입에서 復讐라는 말이 떨어진 이상 나만은 내 姙이에게 對한 愛情을 있다고 우길 수 있는 것이다.

보자! 얼마간 피곤한 내 두 발과 姙이의 한 켤레 하이힐이 尹의 집 문간에 가 서게 되었는데도 깜쪽스럽게 姙이가 성을 안 낸다. 안차고 겸하여 다라지기도13하다.

尹은 不在요, 그러면 내가 뜻하지 않고 姙이의 顔色을 살필 기회가 온 것이기에

『PM 다섯 시까지 따이먼드14로 오기를』

이렇게 적어서 안짬재기15 에게 전하고 흘깃 姙을 노려보았더니―

얼떨결에 色素가 없는 血液이라는 說明할 修辭學을 나는 내가 마치 姙이 편인 것처럼 敏捷하게 찾아 놓았다.

暴風이 눈앞에 온 경우에도 얼굴빛이 변해지지 않는 그런 얼굴이야말로 人間苦의 根源이리라. 실로 나는 울창한 森林 속을 진종일 헤매고 끝끝내 한 나무의 印象을 훔쳐 오지 못한 幻覺의 人이다. 無數한 表情의 말뚝이 共同墓地처럼 내게는 똑같아 보이기만 하니 멀리 이 奔走한 焦燥를 어떻게 점잔을 빼어서 求하느냐.

따이먼드茶房 문앞에서 너무 머뭇머뭇하느라고 들어가지 못하고 말기는 처음이다. 尹이 오면―따이먼드 뽀이 녀석은 尹과 姙이 여기서 그늘을 사랑하는 夫婦인 것까지도 알고, 하니까 나는 다시 내 筆跡을

『PM 여섯 시까지 집으로 저녁을 토식16 하러 가리로다. 勿驚 夫妻』

주고 나왔다. 나온 것은 나왔다뿐이지

DOUGHTY DOG17이라는 可憎한 장난감을 살 의사는 없다. 그것은 다만 十圓짜리 쵄지18와 아울러 姙이의 분간 못할 天候에서 나온 經症의 賭博이리라.

여섯 시에 일어난 事件에서 나는 완전히 失脚했다.

가령―(내가 尹더러)

「아 아 있군 그래, 따이먼드에 갔든가, 게다 여섯 시에 오께 밥 달라구 적어놨는데 밥이라면 술이 붙으렷다.」

「갔지, 가구말구, 밥은 예편네가 어딜 가서 아직 안됐구 술은 내 미리 먹구 왔구.」

첫째 尹은 따이먼드까지 안갔다. 고 안짬내기 말이 아이구 댕겨 가신 지 오분두 못 돼서 드로세서 여태 기대리셨는데요― PM 다섯 시는 즉 말하자면 나를 힘써 만날 것이 없다는 태도다.

「대단히 교만하다.」

이러려다 그만 두어야했다. 나는 그 대신 배를 좀 불쑥 앞으로 내이밀고

「내 아내를 소개허지 이름은 姙이.」

「아내? 허― 착각을 일으켰군그래, 내 짐작 같아서는 그게 내 아내 비슷두 헌데!」

「내가 더 미안헌 말 한마디만 허까, 이따위 서푼째리 小說을 쓰느라고 내가 萬年筆을 쥐이지 않았겠나, 追憶이라는 건 요컨대 이 萬年筆망쿰 두 손에 直接 잽히능게 아니란 내 學說이지, 어때?」

「먹다 냉깅걸 몰르구 집어먹었네그려, 자넨 自古로 貴族趣味는 아니라니까. 아따 자네 衛生이 不足헌 체 허구 그저 그대루 견디게그려, 내게 암만 퉁명을 부려야 낸들 또 한번 죗다19 버린 萬年筆을 인제 와서 어쩌겠나.」

내 얼굴은 담박 잠잠하다. 할 말이 없다. 핑계삼아 내 포켓에서

DOUGHTY DOG

을 꺼내 놓고 스프링을 감아 준다. 한 마리의 그레이하운드가 제 몸집만이나 한 구두 한 짝을 물고 늘어져서 흔든다. 죽도록 흔들어도 구두대로 개는 개대로 鋼鐵의 位置를 변경하는 수가 없는 것이 딱하기가 짝이 없고 또 내가 더럽다.

DOUGHTY

는 더럽다는 말인가. 焦燥하다는 말인가. 이 글짜의 威壓에 참 나는 견딜 수 없다.

「아닝게 아니라 나두 깜짝 놀랬네, 놀랜 것이, 지애가(안짬내기가) 내댕겨 두로니까20 헌다는 소리가, 한 마흔댓 되는 이가 열칠팔 되는 시액시를 데리구 날 찾어왔드라구, 딸 겉기두 헌데 또 첩 겉기두 허드라구, 종이쪼각을 봐두 자네 이름을 안 썼으니 누군지 알 수 없구, 덮어놓구 따이먼드루 찾어갔다가 또 혹시 실수허지나 않을까봐, 예끼 그만 내버려 둬라, 제눔이 누구등간에 날 보구 싶으면 찾어오겠지 허구 기대리는 차에, 하하 이건 좀 일이 제대루 되질 않은 것 겉기두허예 어째.’

나는 좋은 기회에 姙이를 한 번 어디 돌아다보았다.

魚族이나 다름없이 몽툭한 채 그 이 두 남자를 건드렷다 말았다 한 손을 솜씨있게 놀려

DOUGHTY DOG

스프링을 감아 주고 있다. 이것이 나로서는 성화가 날 일이 아니면 罪씨인이다. 아― 아―.

나는 아― 아― 하기를 免하고 싶어도 다음에 내 무너져 들어가는 肉體를 支持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工夫하지 않고는 이 구중중한 아― 아―를 모른 체할 수는 없다.

明 示

女子란 과연 天惠처럼 男子를 철두철미 쳐다보라는 義務를 思想의 先決條件으로 하는 彈性體던가.

다음 瞬間 내 最後의 趣味가

「家畜은 인제 싫다.」

이렇게 快히 부르짖은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忘却의 벌판에다 내다던지고 얇다란 趣味 한풀만을 질질 끌고 다니는 자기 자신 문지방을 이제는 넘어 나오고 싶어졌다.

憂患!

유리 속에서 웃는 그런 不吉한 유령의 웃음은 싫다. 인제는 소리를 가장 快活하게 질러서 손으로 만지려면 만져지는 그런 웃음을 웃고 싶은 것이다. 憂患이 있는 것도 아니요 憂患이 없는 것도 아니요 나는 深夜의 車道에 내려진 超然한 性格으로 이런 俗된 混濁에서 돌아서 보았으면―

그러기에는 이번에 적잖이 技術을 要했다. 칼로 물을 버히듯이

「아차! 나는 T가 월급이군 그래, 잊어 버렸구나!(하건만 나는 덜 배앝아 놓은 것이 혀에 미꾸라지처럼 걸려서 근질근질한다. 尹은 或은 植物과 같이 人文을 떠난 防彈 조끼를 입었나) 그러나 尹! 들어보게, 자네가 모조리 핥았다는 姙이의 裸體는 그건 姙이가 沐浴할 때 입는 비누 듀레스21나 마창가질세! 지금 아니! 전무후무하게 姙이 벌거숭이는 내게 獨占된 걸세, 그리게 자넨 그만큼 해 두구 그 병정구두 겉은 교만을 좀 버리란말일세, 알아 듣겠나.」

尹은 落照를 받은 것처럼 얼굴이 붉콰하다. 거기 嘲笑가 脂肪처럼 윤이 나서 蔓廷하는 것이 내 戰鬪力을 재채기시킨다.

尹은 내가 불쌍하다는 듯이

「내가 이만큼꺼지 辭讓허는데 자네가 공연히 자꾸 그리면 또 모르네, 내 성가셔서 자네 따귀 한 대쯤 갈길는지두.」

이런 어리석어빠진 論爭을 왜 내게 裁判을 청하지 않느냐는 듯이 그레이하운드가 구두를 기껏 흔들다가 그치는 것을 보아 姙이는 舞踊의 어떤 포우즈 같은 손짓으로

「저이가 됴―스의 女神입니다. 둘이 어디 모가질 한 번 바꿔 붙여 보시지요. 안 되지요? 그러니 그만들 두시란말입니다. 尹헌테 내애준 肉體는 거기 該當한 貞操가 法律처럼 붙어갔던 거구요, 또 지이가 어저께 결혼했다구 여기두 여기 해당한 정조가 따라왔으니까 뽐낼 것두 없능거구, 嫉妬헐 것두 없능거구 그러지 말구 겉은 選手끼리 握手나 허시지요, 네?」

尹과 나는 악수하지 않았다. 握手 以上의 통봉22이 尹은 몰라도 적어도 내 위에는 내려 앉았던 것이니까. 이것은 여기 앉았다가 밴댕이처럼 납짝해질 징조가 아닌가, 겁이 차츰차츰 나서 나는 벌떡 일어나면서 들창 밖으로 춤을 탁 배앝을까 하다가 차분참

「그렇지만 자네는 萬金을 기울여두 이젠 姙이 裸體 스냅 하나 보기두 어려울 줄 알게, 조꿈두 사양헐게 없이 구구루 나허구 竝行해서 온전한 正義를 유지허능게 어떵가?’

하니까」

「二着 열번 헌 눔이 아무래도 一着 단 한 번 헌 눔 앞에서 고갤 못드는 법일세. 자네두 그만헌 禮儀쭘 분간이 슬듯헌데 왜 그리 바들짝바들짝허나 응? 그러구 그 萬金이니 萬萬金이니 허능 건 또 다 뭔가? 나라는 사람은 말일세 자세 듣게, 女子가 날 싫여허면 헐수록 좋아허는 체허구 쫓아댕기다가두 그 女子가 섣불리 그럼 허구 좋아허는 낯을 단 한번 허는 나날에는 즉 말허자면 마지막 물건을 단 한 번 건드리구 난 다음엔 당장 눈앞에서 그 女子가 싫여지는 성질일세, 그건 자네가 아주 바루 正義가 어쩌니 허지만 이거야말루 내 정의에서 우러나오는 걸세, 대체 난 나버덤 낮은 人間이 싫으예 女子가 한 번 제 마지막 것을 구경시킨 다암엔 열이면 열 百이면 百, 밑으로 내려가서 그 男子를 쳐다보기 시작이거든, 난 이게 견딜 수 없게 싫단 그말일세.」

나는 그제는 사뭇 돌아섰다. 그만침 精密한 侮辱에는 더 견디기 어려워서.

尹은 새로 담배에 불을 붙여 물더니 주머니를 뒤적뒤적한다. 나를 殺害하기 위한 凶器를 찾는 것일까. 담뱃불은 이미 붙었는데―

「여기 十圓 있네, 가서 가난헌 T군 졸르지 말구 자네가 T군 헌테 한 잔 사 주네가, 자넨 오늘 그 자네 서푼째리 體面 때문에 꽤 憂鬱해진 모양이니 자네 소위 新婦허구 같이 있다가는 좀 위험헐걸, 그러니까 말일세 그 신부는 내 오늘 같이 키네마루 모시구 갈 테니 안헐 말루 잠시 빌리게, 응? 왜 맘에 꺼림칙헝가?」

「너무 細密허게 내 行動을 指定허지 말게, 하여간 난 혼자 좀 나가겠으니 姙이, 尹군허구 키네마 가지 응 키네마 좋아허지 왜.’

하고 말끝이 채 맞기23 전에 姙이 뾰루퉁하면서―

「姙이 남편을 그렇게 맘대루 동정허거나 慈善허거나 헐 權利는 남에겐 더군다나 없습니다. 자―그거 받어서는 안됩니다. 여깃세요.」

하고 내어 놓은 無數한 十錢짜리.

「하 하 야 이겁봐라.」

尹은 담뱃불을 재떨이에다 벌레 죽이듯이 꼭 꼭 이기면서 좀처럼 웃음을 얼굴에서 걷지 않는다. 나도 사실 속으로

「하 하 야 요겁봐라.」

안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도 웃어 보였다. 그리고는 姙이 등을 어루만저 주고 그 白銅貨를 한 움큼 주머니에 넣고 그리고 과연 尹이 집을 나서는 길이다.

「이따 파헐 臨時 해서 키네마 문 밖에서 기대리지, 어디지?」

「단성사, 헌데 말이 났으니 말이지, 난 오늘 친구헌테 술값 꾀주는 權利를 완전히 구속당했능걸! 어― 쯧 쯧.」

적어도 百步 가량은 앞이 매음을 돌았다. 무던히 어지러워서 비척비척 하기까지 한 것을 나는 아무에게도 자랑할 수는 없다.

TEXT

「불장난― 貞操責任이 없는 불장난이면? 저는 즐겨합니다. 저를 믿어 주시나요? 貞操責任이 생기는 나잘에 벌써 이 불장난의 記憶을 저의 良心의 힘이 抹殺하는 것입니다. 믿으세요.」

評―이것은 分明히 다음에 敍述되는 같은 姙이의 敍述 때문에 姙이의 怜悧한 거짓부렁이가 되고 마는 일이다. 즉

「貞操責任이 있을 때에도 다음 같은 方法에 依하여 불장난은―主觀的으로 만이지만―용서될 줄 압니다. 즉 아내면 남편에게, 남편이면 아내에게, 무슨 特殊한 戰術로든지 감쪽같이 모르게 그렇게 스무우스하게 불장난을 하는데 하고 나도 이렇달 形蹟을 꼭 남기지 말아야 하는 것입니다. 네?

그러나 主觀的으로 이것이 容納되지 않는 경우에 하였다면 그것은 罪요, 苦痛일 줄 압니다. 저는 罪도 알고 苦痛도 알기 때문에 저로서는 어려울까 합니다. 믿으시나요? 믿어주세요.」

評―여기서도 끝으로 어렵다는 대문 부근이 分明히 거짓부렁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亦是 같은 姙이의 筆蹟, 이런 潛在意識, 綻露現象에 依하여 確實하다.

「불장난을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과는 性質이 아주 다릅니다. 그것은 컨디션 如何에 左右되지는 않겠지요. 그러니 어떻다는 말이냐고 그러십니까. 일러드리지요. 기뻐해 주세요. 저는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입니다.

自覺된 戀愛니가요.

안하는 경우에 못하는 것을 觀望하고 있노라면 좋은 語彙가 생각납니다.

嘔吐. 저는 이것은 견딜 수 없는 肉體的 刑罰이라고 생각합니다. 온갖 自然發生的 姿態가 저에게는 어째 乳臭萬年의 넝마쪼각 같습니다. 기뻐해 주세요. 저를 이런 遠近法에 좇아서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評―나는 싫어도 요만큼 다가선 位置에서 姙이를 說諭하려 드는 때쉬24의 姿勢를 取消해야 하겠다. 안하는 것은 못하는 것보다 敎養 知識 이런 尺度로 따져서 높다. 그러나 안한다는 것은 내가 빚어내이는 氣候 如何에 憑藉해서 언제든지 아무 謙遜이라든가 躊躇없이 불장난을 할 수 있다는 條件附契約을 車道 복판에 安全地帶 設置하듯이 强要하고 있는 徵兆에 틀림은 없다.

나 스스로도 不決할 에필로그로 貴下들을 引導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薄氷을 밟는 듯한 會話를 組織하마.

「너는 네 말 마따나 두 사람의 男子 或은 事實에 있어서는 그 以上 훨씬 더 많은 男子에게 내주었던 肉體를 걸머지고 그렇게도 豪氣있게 또 正正堂堂하게 내 城門을 闖入할 수가 있는 것이 그래 鐵面皮가 아니란 말이냐?」

「당신은 無數한 賣春婦에게 당신의 그 당신 말 마따나 高貴한 肉體를 廉價로 구경시키셨습니다. 마찬가지지요」

「하하! 너는 이런 社會組織을 깜빡 잊어버렸구나. 여기를 너는 서장25으로 아느냐, 그렇지 않으면 男子도 哺乳行爲를 하던 피테칸트롶스26 時代로 아느냐. 可笑롭구나. 未安하오나 男子에게는 肉體라는 觀念이 없다. 알아듣느냐?」

「未安하오나 당신이야말로 이런 社會組織을 어째 急速度로 逆行하시는 것 같습니다. 貞操라는 것은 一對一의 確立에 있습니다. 掠奪結婚이 지금도 있는 줄 아십니까?」

「肉體에 對한 男子의 權限에서의 嫉妬는 무슨 걸레쪼각 같은 敎養 나부랭이가 아니다. 本能이다. 너는 이 本能을 無視하거나 그 穉機滿滿한 敎養의 掌匣으로 整理하거나 하는 재주가 通用될 줄 아느냐?」

「그럼 저도 平等하고 溫順하게 당신이 定義하시는 ‘本能’에 依해서 당신의 過去를 嫉妬하겠습니다. 자― 우리 數字로 따져 보실까요?」

評―여기서 부터는 내 敎材에는 없다.

新鮮한 道德을 期待하면서 내 舊態依然하다고 할 만도 한 貫祿을 버리겠노라.

다만 내가 이제부터 내 不足하나마 努力에 依하여 獲得해야 할 것은 내가 脫皮할 수 있을 만한 知識의 購買다.

나는 내가 환甲을 지난 몇 해 後 내 무릎이 일어서는 날까지는 내 오―크材로 만든 葡萄송이 같은 孫子들을 거느리고 喫茶店에 가고 싶다. 내 알라모우드27는 孫子들의 그것과 泰然히 맞서고 싶은 現在의 내 悲哀다.

전 질(顚跌; 넘어짐)

이러다가는 내 中立地帶로만 알고 있던 健康術이 자칫하면 崩壞할 것 같은 危懼가 적지 않다. 나는 조심조심 내 앉은 자리에 或 有害한 昆蟲이나 棲息하지 않는가 보살펴야 한다.

T군과 마주앉아 싱거운 술을 마시고 있는 동안 내 눈이 여간 축축하지 않았단다. 그도 그럴밖에. 나는 時時刻刻으로 刺殺할 것을, 그것도 제 형편에 꼭 맞춰서 생각하고 있었으니―

내가 받은 自決의 判決文 題目은

「被告는 一朝에 人生을 浪費하였느니라. 하루 被告의 生命이 延長되는 것은 이 乾坤의 經常費를 구태여 騰貴시키는 것이어늘 被告가 들어가고자 하는 쥐구녕이 거기 있으니 被告는 모름지기 그리 가서 꽁무니 쪽을 돌아다보지는 말지어다.」

이렇다.

나는 내 言語가 이미 이 荒漠한 地上에서 蕩盡된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만치 精神은 空洞이요, 思想은 당장 貧困하였다. 그러나 나는 이 悠久한 歲月을 무사히 睡眼하기 위하여, 내가 夢想하는 情景을 合理化하기 위하여, 입을 다물고 꿀항아리처럼 잠자코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몽고르퓌에 兄弟가 發明한 輕氣球가 結果로 보아 空氣보다 무거운 飛行機의 發達을 훼방놀 것이다. 그와 같이 또 空氣보다 무거운 飛行機 發明의 힌트의 出發點인 날개가 도리어 現在의 形態를 갖춘 飛行機의 發達을 훼방 놀았다고 할 수도 있다. 즉, 날개를 펄럭거려서 飛行機를 날으게 하려는 努力이야말로 車輪을 發明하는 대신에 말의 步行을 본떠서 自動車를 만들 궁리로 바퀴 대신 機械裝置의 네 발이 달린 自動車를 發明했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抑場도 아무 것도 없는 死語다. 그럴밖에. 이것은 즈앙·꼭또우28의 말인 것도.

나는 그러나 내 말로는 그래도 내가 죽을 때까지의 단 하나의 絶望 아니 希望을 아마 텐스29를 고쳐서 지껄여버린 기색이 있다.

「나는 어떤 閨秀作家를 秘密히 사랑하고 있소이다그려!」

그 閨秀作家는 原告 한 줄에 반드시 한 자씩의 誤字를 揷入하는 快活한 怠慢性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이 女人 앞에서는 내 醜한 짓밖에는, 할 수 있는 擧動의 心理的 餘裕가 없다. 이 女人은 多幸히 경산부30다.

그러나 곧이듣지 마라. 이것은 다음과 같은 내 面目을 維持하기 위해 發掘한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結婚하고 싶어하는 女人과 結婚하지 못하는 것이 결이 나서 結婚하고 싶지도 저쪽에서 結婚하고 싶어하지도 않는 女人과 結婚해 버린 탓으로 뜻밖에 나와 結婚하고 싶어하던 다른 女人이 그 또 결이 나서 다른 男子와 結婚해 버렸으니 그야말로― 나는 지금 一朝에 破滅하는 結婚 위에 저립31하고 있으니 ― 一擧에 三尖일세그려.」

즉 이것이다.

T군은 암만해도 내가 불쌍해 죽겠다는 듯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다보더니

「자네, 그중 어려운 外國으로 가게, 가서 비로소 말두 배우구, 또 사람두 처음으로 사귀구 다시 채국채국 살기 시작허게, 그렇거능게 자네 自殺을 求할 수 있는 唯一의 方途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그럼 薄情한가?」

自殺? 그럼 T君이 눈치를 채었던가.

「이상스러워할 것도 없는 게 자네가 주머니에 칼을 넣고 댕기지 않는 것으로 보아 자네에게 自殺하려는 意思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겠나. 勿論 이것두 내게 아니구 남한테서 꿔온 에피그람32이지만.’

여기 더 앉았다가는 鰒魚처럼 탁 터질 것 같다. 아슬아슬한 때 나는 T君과 함께 빠아를 나와 알마추 단성사 문앞으로 가서 三分쯤 기다렸다.

尹과 姙이가 一條二條하는 文章처럼 나란히 나온다. 나는 T君과 같이 ‘晩春’試寫를 보겠다. 尹은 우물쭈물하는 것도 같더니

「바통 가져 가게.」

한다. 나는 일없다. 나는 절을 하면서

「一着 選手여! 나를 列車가 沿線의 小驛을 잘디잔 바둑돌 默殺하고 通過하듯이 無視하고 通過하여 주시기(를) 바라옵나이다.」

瞬間 姙이 얼굴에 毒花가 핀다. 응당 그러리로다. 나는 二着의 名譽 같은 것도 요새쯤 내다 버리는 것이 좋았다. 그래 얼른 릴레를 棄權했다. 이 경우에도 語彙를 蕩盡한 浮浪者의 資格에서 恐懼 橫光利一33氏의 出世를 사글세 내어온 것이다.

姙이와 尹은 人波 속으로 숨어 버렸다.

갸렐리34 어둠 속에 T君과 어깨를 나란히 앉아서 신발 바꿔 신은 人間코메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랫배가 몹시 아프다. 손바닥으로 꽉 누르면 밀려 나가는 김이 입에서 哄笑로 化해 터지려 든다. 나는 阿片이 좀 생각났다. 나는 조심도 할 줄 모르는 野人이니까 半쯤 죽어야 껍적대이지 않는다.

스크린에서는 죽어야 할 사람들은 안 죽으려 들고 죽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은 죽으려 야단인데 수염난 사람이 수염을 혀로 핥듯이 만지적 만지적 하면서 이쪽을 향하더니 하는 소리다.

「우리 醫師는 죽으려 드는 사람을 부득부득 살려가면서도 살기 어려운 세상을 부득부득 살아가니 거 익살맞지 않소?」

말하자면 굽달린 自動車를 硏究하는 사람들이 거기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고들 있다.

나는 차츰차츰 이 客 다 빠진 텅 빈 空氣 속에 沈沒하는 果實 씨가 내 허리띠에 달린 것 같은 恐怖에 지질리면서 정신이 점점 몽롱해 들어가는 벽두에 T군은 은근히 내 손에 한 자루 서슬 퍼런 칼을 쥐여 준다.

(復讐하라는 말이렷다)

(尹을 찔러야 하나? 내 決定的 敗北가 아닐까? 尹은 찌르기 싫다)

(姙이를 찔러야 하지? 나는 그 毒花 핀 눈초리를 網膜에 映像한 채 往生하다니)

내 心臟이 꽁꽁 얼어들어 온다. 빼드득 빼드득 이가 갈린다.

(아하 그럼 自殺을 勸하는 모양이로군, 어려운데 어려워, 어려워, 어려워)

내 卑怯을 嘲笑하듯이 다음 순간 내 손에 무엇인가 뭉클 뜨뜻한 덩어리가 쥐어졌다. 그것은 서먹서먹한 표정의 나쓰미깡, 어느 틈에 T군은 이것을 제 주머니에다 넣고 왔던구.

입에 침이 쫘르르 돌기 전에 내 눈에는 식은 컵에 어리는 이슬처럼 방울지지 않는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하였다.


===============================================================================================================

  1. 슡케―스; suitcase. 여행용 가방. (1)

  2. 나쓰미깡; 귤의 일종. 크기가 귤보다 크고 아주 신맛이 남. (2)

  3. 융(尹); 경상도 방언을 표기하느라 비음처럼 적음. (3)

  4. 瘠身; 수척한 몸 (4)

  5. 風丰; 살지고 아름다운 풍채. (5)

  6. 나가 갔다고; ‘나가 잤다고’의 오식 (6)

  7. 듀로워즈; drawers. 삼각팬티보다 긴 여자 속옷 (7)

  8. 一朶花; 한 떨기 꽃 (8)

  9. 汪洋한; 바다같이 넓은 (9)

  10. 슬램프; slump. 갑자기 오는 권태, 의기소침한 상태 (10)

  11. SEUVENIR; souvenir의 오식인 듯. 기억·추억·기념품·비망록의 뜻 (11)

  12. 암상; 남을 미워하고 샘을 잘 내는 잔망스러운 심술 (12)

  13. 다라지기도; 됨됨이가 단단하여 여간한 일에는 겁내지 아니하다 (13)

  14. 따이먼드; 다방 이름 (14)

  15. 안짬재기; 안잠자기. 남의 일에서 잠자며 일을 돕는 여자 (15)

  16. 討食; 음식을 강제로 청하여 먹음 (16)

  17. DOUGHTY DOG; 용감한 개. 여기서는 장난감의 이름 (17)

  18. 쵄지; change. 환전. 돈바꾸기 (18)

  19. 죗다; ‘쥐었다’의 뜻인 듯 (19)

  20. 내 댕겨 두로니까; ‘내가 다니다 들어오니까’의 사투리 (20)

  21. 듀레스; dress. 옷 (21)

  22. 痛棒; 좌선할 때 스승이 마음의 안정을 잡지 못하는 제자를 징벌할 때 쓰는 방망이 (22)

  23. 맞기; ‘맺기’의 오식 (23)

  24. 때쉬; dash. 돌진. 力走 (24)

  25. 西藏; 티벳지방 (25)

  26. 피테칸트롶스; 피테칸트로푸스 에렉투스(Pithecanthropus erectus). 1891년에 자바섬에서 발견된 약 50만년 전의 인류. 直立猿人 (26)

  27. 알라모우드; 아라모드( la mode). 유행의. 멋의 (27)

  28. 즈앙·꼭또우; 쟝 꼭도(Jean Cocteau). 프랑스의 시인·소설가·배우·화가. 세계 제1차 대전과 동시에 다다이즘으로 등장하여 <무서운 아이들>(1929) 등의 소설과 <Po sies>(1920)라는 시집을 남김 (28)

  29. 텐스; tense. 시제(時制) (29)

  30. 經産婦;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여자 (30)

  31. 佇立; 우두커니 섬 (31)

  32. 에피그람; epigram. 경구(警句) (32)

  33. 橫光利一; 요코미츠 리이츠(1898∼1947). 일본의 소설가. 川端康成과 더불어 신감각파 운동을 전개한 후 신심리주의 문학으로 옮아감. <機械>, <紋章>, <日輪> 등을 씀 (33)

  34. 갸렐리; gallery. 회랑. 방청석 (34)


반응형

' >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효석 - 들[무료소설]  (0) 2012.02.01
이효석 - 돼지[무료소설]  (2) 2012.02.01
현진건 - 동정[무료소설]  (3) 2012.01.24
이효석 - 도시와 유령[무료소설]  (1) 2012.01.19
이상 - 단발[무료소설]  (1) 2012.01.18

+ Recent posts